For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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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0 (Tue) 23:32:05 [Back]

seit

옛날부터 게임을 졸업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요즘 또 그런 생각이 불현듯 드는데요. 한창 재밌게 할 때는 마치 그게 세상의 모든 것인 양 빠져들었다가, 시들해지고 나면 왜 그렇게 시간을 썼을까 싶어 허전하더군요.

그러다 의무적으로 게임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면 다 팔고 그만 둘까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관심 신작이 발표되면 또 기대감이 샘솟곤 했었죠.

그렇게 감정이 반복되면 왠지 괜한 고민을 하는 것 같더군요.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할까요. 그냥 충동적으로 잠깐 드는 생각 같기도 합니다. 그럴 땐 뉴런끼리 정보 전달이 잘 안 되나 싶기도 하네요. 우울감은 뇌에서 비롯되는 걸 테니까요.

어릴 때 게임 불감증에 걸렸다가 악마성 드라큘라를 해보고 나았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불감증 때는 패드 잡는 게 싫더군요. 참 신기하죠. 뒤돌아보면 새삼 게임이 인생에서 큰 축을 차지했다는 걸 실감합니다. 대신 인간관계는 매우 좁게 형성했네요.

별로 로또 당첨이 잘 안 돼서 이런 글을 쓰는 건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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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게임을 졸업하는 일은 간단하지만 전체적인 게임이란 카테고리 자체에서 벗어나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해보니까 잘 안되요...가 아니라.

제가 우울해지는건 좀 다른쪽인데, 재밌는 게임을 잘 못 만난다는 점이죠.
일을 해야 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일을 안하는 시간에 좀 즐겁게 놀고 싶다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래서 재밌는 게임을 하고 후련하게 놀고 싶은데 언제부터인가 그게 정말 안되었던 것 같습니다. 대략 와우를 접고 난 이후?..

전 옛날부터 콘솔을 구매할 여력이 안되다보니 비교적 카피를 접하기 쉬운 PC쪽으로 계속 했었고, 21세기에 들어서는 MMO쪽이 가장 재밌었죠. 사실 그쪽은 게임으로 재밌다기보단 온라인 채팅 클라이언트가 잘 기능한다...란 느낌이었지만, 아무튼 와우는 재밌었습니다. 도전 욕구도 있었고.

그러다가 MMO도 다 접어버리고 요즘에는 가끔 LOL에 가서 칼바람이나 한두판 발컨짓을 하다가 끄곤 하는데, 뭔가 게임이라고 하긴 하는데 하고나면 휭- 한 느낌이지요. 심심하다고 하는데 뭔가 재밌었다 란 느낌은 별로 없는 느낌.

어제도 간밤에- 집에서 할 일이 없어서 슈로대 OG PSP판을 폰으로 해보고 있었습니다. 얜 아예 염가판이라고 안되는게 이것저것 있다고 고지하고 플레이 할 수 있더군요. 좀 슬펐습니다.
그런 와중에 한편으론 티어링을 다시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건 재밌게 했고, 다시 해도 재밌을 것이란 기대가 있기에.

요즘에 나온 게임들이 이전에 비해 덜 재밌게 느껴지는게 시대의 문제인지 저 자신의 문제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저 개인이 여러 시대를 반복적으로 살아가며 비교할 수는 없으니까요. 한편으론 요즘엔 이렇게 하면 더 재밌을텐데, 재미의 본질은 무엇인가 자문자답 하는걸 보게 됩니다.
옛날에는 너구리만 해도 재밌었는데 요즘에는 뭘 찾게 되는건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한편으론 게임을 저렴하게 즐기려고 노력합니다. 간단하게 즐길 수록 더 집착이 옅어지고 흥분이 고조되지 않지만, 한편으론 나중에 휴유증이 없달까요 그런 장점이 있습니다. 마음과 물자(?)를 많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볍게 끊게 되지요. 모바일이 특히 그렇지만... 무과금의 인생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가장 재밌게 하고 있는건 물건너 디펜스 계열인 아이기스 입니다, 물론 모바일. 나름 3년 정도 무과금으로 하고 있는데... 게임 자체가 막 재밌다 할만큼은 아닌데 3년 정도 할만큼은 재밌는 것 같습니다.

아주 가끔은 내가 만들어도 저것보단 낫겠다 싶은 생각이 가끔 들긴 하지만, 아직까지 게임업계쪽 일이 들어온 일은 없습니다... 해볼 기회가 있을지도 궁금하군요.

로또 당첨도 좋지만 수수하게 수익 좋고 편한 일거리가 들어오면 좋겠어요.
그리고보니 요번 코로나-불황을 보며 다른건 다 좋으니 집값이나 떨어지면 좋겠다고 빌고 있는 제가 있군요. 집값 떨어지면 제가 열심히 빌었기 때문입니다.(?)

2020/03/13 (Fri) 14: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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